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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디 이야기

전 세계를 누비던 회계사가, 결국 엑셀 AI를 만들기까지

전 세계를 누비던 회계사가 왜 엑셀 AI를 만들게 되었을까. 통상 실무부터 ERP 컴플라이언스, 인하우스 재무 리더, Virtual CFO까지—흩어져 있던 경험들이 그리디(Gridie)라는 하나의 제품으로 모이기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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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Hany, 15년차 회계사
May 20, 2026
전 세계를 누비던 회계사가, 결국 엑셀 AI를 만들기까지
Contents
들어가며전 세계를 누비던 시절컴플라이언스를 ERP에 담다인하우스 재무 리더, 그리고 Virtual CFO모든 것이 하나로 모이다 — Gridie맺음말 — AI 시대의 회계를 다시 정의하다

들어가며

누군가 제게 "왜 회계사가 SaaS를 만드나요?"라고 물으면,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사실 한 번도 다른 일을 한 적이 없거든요."

언뜻 보면 제 경력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출 기업들을 위한 통상전문가에서, ERP에 컴플라이언스를 녹여 넣던 사람, 외국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거친 인하우스 재무 리더, 그리고 여러 스타트업을 키운 Virtual CFO.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은 하나의 질문을 향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숫자를 다루는 일을, 더 적은 고통으로,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끝에서 만든 것이 그리디입니다. 오늘은 제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 경험들이 어떻게 하나의 제품으로 모이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전 세계를 누비던 시절

회계사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저를 가장 크게 키운 건 책상이 아니라 공항이었습니다. KPMG에서 6년, 법무법인 세종에서 2년, 미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터키, 네덜란드, 태국, 이집트. 수출 제조업의 통상 업무를 맡으면서 저는 전 세계를 누볐습니다.

나라마다 세법이 다르고, 관세 체계가 다르고, 회계 기준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거래를 두고도 각 나라의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서류가 전부 달랐습니다. 멕시코에서 통하던 방식이 터키에서는 통하지 않고, 중국의 규정이 인도에서는 정반대인 경우도 있었죠.

그때 저는 회계라는 게 단순히 '숫자를 맞추는 일'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회계는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진 세계들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일이었습니다. 각 나라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긋남 없이 정리해내는 일. 이 경험은 훗날 제가 '복잡한 규칙을 시스템에 담아낸다'는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어준 토대가 되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터키 현대자동차 공장을 위한 FTA 컨설팅 출장
터키, 이스탄불

컴플라이언스를 ERP에 담다

전 세계를 돌며 얻은 깨달음은 다음 단계로 이어졌습니다. 매번 사람이 손으로 규정을 챙기는 방식으로는 절대 실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것. 결국 규칙은 시스템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컴플라이언스를 ERP에 담아내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각 나라의 통상·세무·회계 규정을 단순히 매뉴얼로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시스템의 로직 안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었죠. 사람이 잊어버려도 시스템이 기억하고, 사람이 실수해도 시스템이 막아주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이 일은 회계 전문성과 시스템적 사고를 동시에 요구했습니다. 도메인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시스템은 엉뚱한 곳에서 막히고,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실의 복잡함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양쪽을 모두 통과해본 경험은, 지금 제가 '회계라는 도메인'과 'AI라는 기술' 사이에서 통역사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준 두 번째 자산입니다.

글로벌 통상 업무 시절,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KPMG 동료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
몬테레이, 멕시코 - KPMG 동료들

인하우스 재무 리더, 그리고 Virtual CFO

외국계 대기업에서 시작해, 저는 점차 스타트업의 인하우스 재무 리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대기업의 정교한 시스템과 스타트업의 날 것 그대로의 속도. 두 세계를 모두 겪으면서, 저는 '좋은 재무'가 회사의 규모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시스템이 사람을 받쳐주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사람이 시스템을 대신해야 합니다. 자원은 늘 부족하고, 답을 줄 사람은 없고, 그럼에도 의사결정은 멈추지 않습니다. 저는 그 한가운데에서 숫자로 회사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리는 일을 했습니다.

그 경험은 Virtual CFO로 이어졌습니다. 여러 스타트업의 재무를 곁에서 책임지며 함께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패턴을 반복해서 목격했죠. 유능한 재무 담당자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판단에 쓸 시간을 엑셀과 씨름하는 데 빼앗기고 있다는 것. 데이터를 옮기고, 수식을 맞추고, 양식을 정리하느라 밤을 새우면서, 정작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들여다볼 시간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동시에, 그게 제가 풀어야 할 문제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모이다 — Gridie

그리디(Gridie)는 엑셀에서 일하는 AI입니다. 회계사와 재무 담당자가 매일 붙들고 있는 그 엑셀 안에서, AI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수식을 다루고, 반복 작업을 대신하도록 만든 B2B SaaS 제품입니다.

돌이켜보면 그리디는 제 모든 경력의 합집합입니다. 전 세계를 누비며 배운 복잡한 규칙을 다루는 감각, 컴플라이언스를 ERP에 담으며 익힌 도메인을 시스템으로 옮기는 능력, 인하우스 재무 리더와 Virtual CFO로서 직접 체험한 현장의 진짜 고통. 이 세 가지가 없었다면, 저는 '엑셀 AI'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더라도 제대로 만들 수 없었을 겁니다.

기술만 아는 사람은 회계의 미묘한 결을 모릅니다. 회계만 아는 사람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하는지 가늠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저는 양쪽을 모두 오래, 깊이 겪었습니다. 그리디는 바로 그 교차점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제품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회계사 출신이 직접 SaaS를 만들고, 솔로에 가깝게 운영하며 시장에 알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하지만 전 세계를 누비고, 규제 당국과 씨름하고, 자원 없는 스타트업의 재무를 책임져본 사람에게, '어렵다'는 건 그만둘 이유가 아니라 익숙한 출발점입니다.

맺음말 — AI 시대의 회계를 다시 정의하다

지금 회계와 재무 영역은 거대한 변화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업무를 바꿀 수 있는 도구입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이 'AI를 어떻게 내 업무에 접목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막연함을 느낍니다.

저는 그 막연함을 함께 풀어가고 싶습니다. 그리디라는 제품으로, 그리고 제가 배운 것들을 나누는 글로. 회계와 재무를 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엑셀의 노예가 아니라, 숫자가 말하는 의미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제가 그리디를 통해 그리는 미래입니다.

전 세계를 누비던 회계사가 결국 엑셀 AI를 만든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가 평생 풀고 싶었던 문제가 바로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디(Gridie)는 회계·재무 실무자를 위한 엑셀 AI입니다. AI를 업무에 접목하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이야기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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